
조종면허 면제교육을 받고 나니 처음에는 조종면허에만 관심이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다른 면허에도 눈이 갔다.
이왕 시작한 김에 요트면허까지 같이 따두는 편이 좋을 것 같아 그대로 진행하게 됐다. 수상레저 분야는 자격 하나를 취득하고 나면 그다음 과정이 자연스럽게 보이는 것 같다.
처음부터 요트면허를 면제교육으로 취득하려던 건 아니었다. 원래는 연수를 받은 뒤 시험에 응시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생각이었다.
서울에서 요트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곳을 알아보니 마포와 반포가 있었다. 마포는 연수를 받고 시험을 치르는 방식이었고, 반포는 일정 기간 교육을 이수하면 시험 없이 면허 취득 절차를 밟을 수 있는 면제교육 과정이었다.
비용만 생각하면 마포에서 연수 후 시험을 보는 방식도 괜찮아 보였다. 다만 시험 응시 인원이 부족하면 시험 일정이 취소될 수도 있는 듯했다.
연수를 다 받고도 응시자가 부족해 시험이 연기되면 일정이 애매해질 수 있었다. 그래서 그냥 처음부터 일정이 확실한 반포 면제교육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반포에서 조종면허와 요트면허를 함께 신청하면 교육비를 약간 할인받을 수 있다. 다만 체감할 만큼 큰 금액은 아니다.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그 할인 때문에 굳이 두 과정을 같이 신청할 정도는 아니었다. ㅋㅋ 요트조종면허 면제교육 비용과 일정
내가 참여한 요트조종면허 면제교육은 다음과 같이 진행됐다.
■ 교육비: 85만 원
■ 교육 기간: 총 5일
■ 교육 인원: 7명(회차마다 다름)
■ 교육 방식: 오전 이론, 오후 실기
■ 교육 장소: 반포
요트는 한 번에 승선할 수 있는 인원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교육생 숫자에 맞춰 조를 편성해 수업을 진행한다.
내가 참여한 과정은 총 7명이었고, 승선 인원에 맞춰 나눠 타거나 역할을 교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종면허 면제교육과 마찬가지로 오전에는 이론교육을 받고 오후에는 실제 요트에 승선해 실습했다.
조종면허와 다른 점이 있다면 마지막 날인 금요일 오후까지 교육이 이어졌다는 점이다. 사실상 5일 동안 오전부터 오후까지 일정이 꽉 차 있다고 보면 된다.
두 번째 면제교육이라 시작부터 편했다 이미 같은 장소에서 조종면허 면제교육을 받아본 뒤라 요트교육을 시작할 때는 상당히 편했다.
교육장 동선도 알고 있었고, 오전 이론과 오후 실기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도 대략 알고 있었다.
처음 조종면허 교육을 받을 때는 교육장 분위기와 진행 방식 자체가 낯설었지만, 요트교육 때는 거의 내 집에 온 것처럼 편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다만 내용은 조종면허보다 생소한 부분이 많았다.
조종면허는 자동차 운전과 어느 정도 비슷한 감각이 있다. 핸들을 돌리고 속도를 조절하면서 코스를 따라가는 방식이라 기본적인 조작 원리를 이해하기가 비교적 쉽다.
반면 요트는 처음 듣는 용어가 많았다.
바람의 방향을 확인해야 하고 세일과 로프를 조작해야 하며, 한 명이 모든 것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역할을 나눠 움직여야 한다.
같은 수상레저 면허이지만 실제 교육 방식과 조작 감각은 꽤 다르게 느껴졌다.

요트 실습은 한 사람이 한 가지 역할만 계속 맡는 방식이 아니라 각 포지션을 로테이션하며 진행한다.
기본적인 포지션은 바우맨, 포트, 스타보드, 스키퍼로 나뉜다.
※ 바우맨
바우맨은 요트의 가장 앞쪽인 선수 부분을 담당한다.
배 앞쪽의 상황을 확인하고 입·출항 과정에서 필요한 작업을 보조한다. 계류하거나 접안할 때도 전방에서 주변 상황을 확인하는 역할을 맡는다. 단순히 앞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애물이나 접안 위치를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해서 생각보다 중요한 포지션이다.
※ 포트
포트는 배가 진행하는 방향을 기준으로 왼쪽, 즉 좌현을 의미한다.
교육 중에는 포트 담당이 좌현 쪽 로프와 세일 조작을 맡았다. 스키퍼의 지시에 맞춰 로프를 당기거나 풀면서 세일의 방향을 조정한다.
※ 스타보드
스타보드는 배가 진행하는 방향을 기준으로 오른쪽, 즉 우현을 의미한다.
스타보드 담당도 포트 담당과 마찬가지로 해당 방향의 로프와 세일을 조작한다.
포트와 스타보드 담당자는 서로 반대쪽에서 움직이지만 실제로는 타이밍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움직임까지 같이 확인해야 한다.
※ 스키퍼
스키퍼는 요트의 전체 운항을 지휘하는 역할이다. 쉽게 말하면 선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키를 잡고 방향을 조절하며 포트와 스타보드 담당자에게 로프를 당기거나 풀도록 지시한다.
바람의 방향과 배의 움직임을 계속 확인해야 하고, 크루들이 같은 타이밍에 움직일 수 있도록 전체 흐름을 이끌어야 한다.
직접 해보면 단순히 핸들만 잡는 역할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종면허보다 팀워크가 훨씬 중요하다
요트 실습의 가장 큰 특징은 팀워크다.
조종면허 실기는 운전자가 핸들과 스로틀을 조작하며 혼자 코스를 완성하는 느낌이 강하다.
반면 요트는 스키퍼가 방향 전환을 결정하면 포트와 스타보드 담당자가 적절한 순간에 로프를 풀고 당겨야 한다. 바우맨도 전방을 살피며 필요한 작업을 준비해야 한다.
한 사람이라도 타이밍을 놓치면 세일이 제대로 넘어가지 않거나 배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요트 실습은 조종면허보다 합동심을 더 많이 요구한다.
처음에는 각자 자기 역할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다. 내가 어느 로프를 잡아야 하는지, 언제 풀어야 하는지, 언제 당겨야 하는지를 따라가기 바쁘다.
하지만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전체 흐름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내가 왜 지금 이 로프를 당겨야 하는지, 상대편 크루가 왜 저쪽 로프를 풀어야 하는지 이해되기 시작하면 훨씬 재미있어진다.
여러 사람이 동시에 움직여 배의 방향을 바꾸는 과정이 생각보다 역동적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조종면허보다 재미있게 느껴졌다.

요트는 세일링을 기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기상 상황에 매우 민감하다.
특히 바람이 얼마나 불어주느냐에 따라 교육의 재미가 크게 달라진다.
내가 교육받은 기간에는 바람이 크게 도와주지 않았다.
하루 정도는 바람이 비교적 잘 불어서 세일이 바람을 받고 요트가 앞으로 나가는 느낌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었다.
그날은 정말 시원하고 재미있었다.
엔진 힘으로 바로 움직이는 보트와 달리 세일이 바람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배가 속도를 내는 느낌이 꽤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나머지 날에는 바람이 약해 기대했던 만큼 큰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로프를 당기고 세일을 조절해도 배의 반응이 크지 않으면 실습이 다소 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게다가 하루는 비가 많이 내려 아예 요트를 타지 못했다. ㅠㅠ 정해진 교육 기간 안에 날씨가 좋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실습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요트교육은 실력이나 교육 내용만큼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을 미리 알고 신청하는 편이 좋다.
장마철 교육이라 우비는 필수였다
내가 교육을 받은 시기는 장마 기간이었다.
비가 내렸다가 멈추기를 반복했고, 날씨가 언제 바뀔지 알 수 없어 우비를 계속 준비해야 했다.
교육장에서 일회용 우비를 제공하기는 한다.
하지만 체격이 큰 사람이라면 움직이다가 찢어지기 쉽다. 방어력도 아주 든든한 수준은 아니다. ㅋㅋ 요트에서는 단순히 자리에 앉아 있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숙이고, 팔을 뻗고, 로프를 당기는 동작을 계속해야 한다.
얇은 일회용 우비는 이런 동작을 반복하다 보면 쉽게 찢어질 수 있다.
가능하다면 개인 우비를 준비하는 편이 좋다.
다만 여름철에는 방수 성능만 보고 너무 두꺼운 제품을 선택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밖에서 들어오는 비는 막아주지만 우비 안쪽에 땀이 차면서 옷이 흠뻑 젖을 수 있다.
실제로 비보다 우비 안에 찬 땀이 더 불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여름 요트교육용 우비는 완벽한 방수보다 통풍과 활동성까지 같이 봐야 한다.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상하의 분리형 우비가 든든하지만, 평소에는 가볍고 움직이기 편한 제품이 더 실용적일 수 있다.
날씨 문제 외에는 특별히 힘들거나 불편한 점은 없었다.
로프를 당기고 배 안에서 이동하는 동작이 있지만 극심한 체력이 필요한 교육은 아니었다.

요트 실습은 대부분 야외에서 진행된다.
물 위에서는 햇빛이 반사되기 때문에 생각보다 자외선이 강하다. 흐린 날에도 얼굴이나 팔이 쉽게 탈 수 있다.
자외선 차단과 날씨 대응을 위해 개인적으로 준비물을 챙기는 편이 좋다.
선크림
선크림은 사실상 필수다.
얼굴뿐만 아니라 귀, 목, 팔처럼 노출되는 부위까지 충분히 발라주는 것이 좋다.
땀과 물에 지워질 수 있으니 오전에 한 번 바르고 끝내기보다 중간에 다시 바를 수 있도록 작은 제품을 챙기는 편이 낫다.
팔토시
반팔을 입는다면 팔토시가 유용하다.
햇빛을 막아줄 뿐 아니라 로프나 장비에 팔이 스치는 것을 어느 정도 줄여준다.
다만 두꺼운 제품은 땀이 차기 쉬우므로 통기성이 좋고 빨리 마르는 소재를 추천한다.
모자
모자를 쓸 생각이라면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고정끈이 있는 제품이 좋다.
챙이 지나치게 크면 바람을 많이 받고 실습할 때 시야를 방해할 수 있다.
바라클라바나 넥커버
얼굴과 목까지 자외선을 차단하고 싶다면 바라클라바나 넥커버도 괜찮다.
다만 한여름에는 답답하고 땀이 많이 날 수 있으므로 얇고 통기성이 좋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개인 우비
비 예보가 있거나 장마철에 교육을 받는다면 개인 우비를 준비하는 편이 낫다.
일회용 우비로도 버틸 수는 있지만 교육 내내 편하게 움직이려면 활동성이 좋은 개인 우비가 확실히 편하다.
여벌 옷과 수건
비를 맞지 않더라도 땀으로 옷이 젖을 수 있다.
교육이 끝난 뒤 젖은 옷을 입고 이동하면 생각보다 불편하므로 여벌의 상의와 작은 수건을 챙기면 유용하다.
결국 선크림, 토시, 바라클라바, 모자 등 자외선으로부터 나를 보호할 수 있는 물건은 각자 체질과 복장에 맞게 준비해야 한다.
누군가 대신 챙겨주는 과정이 아니므로 내가 알아서 준비하는 것이 편하다.
면제교육을 연속으로 두 번 받은 느낌 조종면허에 이어 요트면허까지 면제교육을 연속으로 받으니 솔직히 지루한 부분도 있었다.
수상안전, 사고 예방, 기본 법규처럼 두 과정에서 겹치는 이론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들었던 내용을 다시 듣고 있으면 시간이 느리게 가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그래도 완전히 의미 없는 반복은 아니었다.
처음 조종면허 교육을 들을 때는 낯선 내용이 많아 모든 것을 한 번에 기억하기 어려웠다.
당시에는 이해한 것 같았던 내용도 시간이 지나면 일부가 흐려진다.
요트교육에서 같은 내용을 다시 들으니 중요한 부분을 복습할 수 있었고, 처음 들을 때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던 내용도 이해되는 경우가 있었다.
사람은 한 번 들은 내용을 실제로는 생각보다 빨리 잊는다. 특히 안전수칙이나 기본 법규는 익숙해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놓치기 쉽다.
두 번째 교육에서 다시 들으면서 머릿속에 각인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지루함은 있었지만 반복 학습의 효과도 분명히 있었다.
시험 방식과 면제교육 중 어떤 것이 나을까 요트조종면허를 취득하는 방법은 크게 연수를 받은 뒤 시험에 응시하는 방식과 일정 기간 교육을 이수하는 면제교육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싶거나 이미 요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연수 후 시험 방식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필요한 만큼만 연습한 뒤 시험에 합격하면 면제교육보다 적은 비용으로 취득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요트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면제교육이 편하다.
처음 듣는 용어부터 각 포지션의 역할, 세일과 로프 조작까지 순서대로 배울 수 있고, 5일 동안 반복해서 실습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을 익히기 좋다.
시험 당일의 긴장감이나 일정 변경 가능성이 부담스럽다면 면제교육이 심리적으로도 편하다.
나는 시험 응시 인원 부족으로 일정이 취소될 수 있다는 점이 신경 쓰였고, 한 번에 확실하게 끝내고 싶어 면제교육을 선택했다.
결국 비용만 비교해서 결정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내가 시간을 얼마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지, 시험에 대한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단순히 면허만 필요한지 아니면 실제 요트 조작까지 제대로 배워보고 싶은지를 같이 생각해야 한다.

교육을 받기 전에는 요트가 돛을 달고 천천히 움직이는 배 정도로만 느껴졌다.
직접 타보니 바람을 확인하고, 세일을 조절하고, 여러 사람이 같은 타이밍에 움직여야 하는 꽤 입체적인 활동이었다.
바우맨, 포트, 스타보드, 스키퍼 역할을 돌아가며 맡아보니 각각의 포지션이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바람이 충분하지 않아 기대했던 만큼 세일링의 재미를 느끼지 못한 날도 많았고, 비 때문에 아예 타지 못한 날도 있었다.
교육 기간 전체가 완벽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직접 각 역할을 경험하고 요트가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 몸으로 배운 것은 의미가 있었다.
단순히 면허증 하나를 추가한 것이 아니라, 보트와 요트의 운항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이해할 수 있었다.
교육비 85만 원과 5일이라는 시간이 가볍지는 않다.
하지만 요트를 한 번도 타보지 않은 사람이 이론부터 실습까지 경험하며 면허까지 취득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선택할 만한 방식이었다.
다만 가능하다면 장마철은 피하는 것을 추천한다.
비가 많이 오면 실습 자체가 어려워지고, 여름철 우비는 안쪽에 땀이 많이 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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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비라고 해서 거창한 것은 필요 없다 난 쿠팡에서 12,000원 가량의 우비로 비교적 안전하게 교육을 마칠 수 있었다.
요트는 무엇보다 바람이 잘 부는 날에 교육을 받아야 요트다운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나 역시 교육 중에는 바람이 크게 도와주지 않아 세일링의 매력을 충분히 느끼지 못했다.
언젠가 바람이 잘 부는 날 다시 요트를 타본다면, 교육 때보다 훨씬 시원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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