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실 한쪽에 자리한 컴퓨터 자수기, 이걸 살 때만 해도 아주 부품 꿈을 안고 작품 세계에 빠져드리라 속으로 맹세를 하며 구입을 했었지.. 하지만 막상 기계가 자리 잡고 난 후 그 맹세는 온데간데없었고 먼지 쌓인 자수기만이 덩그러니 남겨졌었다.
그렇게 2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자수기는 처음 그 자리를 혼자 쓸쓸하게 묵묵히 지키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자수기를 활용할 계획이 생긴 것이다.
항상 믿고 찾아 주시는 고객님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기로 한 것.
바로 반려견. 반려묘의 얼굴을 자수로 담은 에코백을 직접 만들어 드리기로 한 것이다.
기존에는 보호자분들의 안 입는 옷으로 리사이클링을 해서 아이들 옷으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는데..
이건 정말이지 시간과 노력과 그에 걸맞은 스킬까지 체력 소진이 너무 심해서 중단을 한 상태..
에코백은 빨리 만들 수 있고.. 자수는 기계가 해주니 뭐..
일단 계획을 했으니 가장 처음 해야 할 것은 자수실 구매..
자수실은 전용 실을 써야..
컴퓨터 자수용으로 나온 실이 따로 있음이다.


강아지나 고양이를 표현하기 위해 실을 새로 주문했다.. 20개 정도 8만 원정도 들어감 ㅋㅋ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색은 원색 계열이라.. 이 자수실은 5000m이다. 실 한롤에 4,000원 정도
내가 가지고 있는 자수기는 실 색상을 최대 10개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니까 한 작품당 10개 이하의 색상만 표현할 수 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그라데이션이나 색감의 표현에서 많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색 조합에 더더더 신경을 써야 한다.
아이 스케치
그다음 표현하고자 하는 아이의 사진을 찍어 이걸 자수기에서 펀칭을 해야 한다. 뭔 말이냐면 사진을 자수 프로그램에 띄우면 프로그램이 알라서 자수 도안으로 바꿔준다.. 그런데 이게 말로는 쉬운데 그렇게 간단하지 만은 않다 신경 쓸게 많다는 이야기..

뭐 이런 식인데.. 손을 좀 봐야 한다.
또 사진보다는 그림을 훨씬 잘 인식하기 때문에 사진을 -> 그림 -> 자수파일 변환의 과정이 있기 때문에 포토샵이나 일러스트 작업도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은 또 AI가 그런 부분을 많이 도와줘서 시간 단축이 많이 되었다. 그러나 AI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래픽 툴은 어느 정도 다뤄야 한다는 것...

이 아이를 표현한 것이다. 비슷한가??
제작
에코백 만드는 거야 뭐 워낙 간단해서 따로 언급하지는 않겠다..
자수프로그램에서 만든 파일을 기계로 전송한 다음 기계에서 색상지정 및 이것저것 세팅을 하고 원단도 틀에 맞게 장착을 하고
스타트를 하면 자수기가 알아서 자수를.. 그런데 항상 예상치 못한문제.. 실이 컷팅되다 옆사로에 걸린다던가.. 밑실이 떨어지던가 하는 등의 문제로 중간중간 한 두 번씩 꼭 멈춘다..

지정된 순서대로 자수 중

자수 순서는 내가 정하는 게 아니라 콤퓨타가 알아서 정해서 잘해줌

이게 사이즈가 20CM * 17CM인데 이 정도 자수를 하는데 2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다..

혓바닥은 색상이 선택이... 알맞은 색상이 없어서 최대한 맞춘다고 했는데 그만...

강아지 고양이는 사실 종마다 생김새가 똑같은 경우가 많아서 이름을 넣어주지 않으면 갸가갸인지 모른다.

드디어 완성이다 이제 원단을 가방 사이즈에 맞게 다시 재단하고 봉제 작업에 착수하면 된다.

가방을 만드는 작업은 20분 정도면 끝이다.. 자수 에코백은 아이 사진을 받아서 그림으로 전환하고 자수 파일로 만드는 작업과 자수기가 자수를 놓는 작업이 작업 시간의 80%를 차지한다.

손이 근질근질해서 참지 못하고 제작 사진을 주인한테 보여주니 생각 이상의 감동의 감사가 나를 덮쳤다.. 허허허허 이런...
아직 프로그램이 손에 익지 않아서 내가 보기엔 한참 부족한 작품이지만 너무 좋아해 주니 나고 기분 업업업!!
마무리
에코백에 반려동물 자수를 넣는 작업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사진을 보고 디자인을 다시 그려 이미지 파일로 만들고 색상도 하나하나 내가 가지고 있는 자수실에 맞춰 선택을 해야 하고, 스티치 항목부터 땀수까지 다 하나하나 조절해줘야 한다. 디자인 작업 빼고 만드는 시간만 4시간 정도 소요가 되는 것 같다.
그러나 받는 분이, 가방에 새겨진 내 아이의 얼굴을 보고 떠올릴 따뜻한 마음들...
그것을 생각하면 나 또한 기분이 따뜻해진다.
세상에 단 하나만 존재하는 에코백!!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 너와 나 모두에게 의미 있는 일
앞으로도 작업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미 두 개더 해야 하는데 하루에 하나씩만 천천히 할 것이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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